비상품 한라봉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 ‘파치’를 디자인, 대형 에어벌룬으로 제작하여 <2023 아트페스타 인 제주> 야외 전시 작가로 참여하였습니다.
<파치의 가치>, 2023, 대형 에어벌룬, 460*490*500cm
한라봉 농장 농부의 자식으로 살다 보면 수확 시기의 밭일은 일상적인 일이다. 한라봉을 수확한 후에는 상처 났거나 멍이 들었거나 조금은 특이한 모양으로 자라난 ‘못난이’ 한라봉을 비상품 컨테이너 박스에 담아 구분하는 일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못난이들은 흔히 ‘파치’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3D 그래픽 작업 - Blender 3D
비상품 농작물 파치는 ‘비상품’이기에 가치가 없을까?
아니다. 적어도 우리네 한라봉 농장에서 파치는 매우 귀하다. 겉모습이 조금 못났을 뿐 농부가 들인 정성과 맛은 상품과 별반 다르지 않다.
컨셉 스케치
파치가 가득 담긴 컨테이너 박스는 수눌음(품앗이의 제주 방언) 하러 온 괸당의 일당이 되기도 하고, 농부가 이웃들에게 건네는 마음이 되기도 한다. 종종 제주의 식당 카운터 앞에서 손님들에게 소소한 이벤트가 되곤 하는 무료 나눔 감귤도 파치의 역할이다.
파치는 사람들의 진심과 마음이 오가는 순간 그 사이에 있다. 그렇기에 소중하다.
<The Story of Pachi> 카툰
‘파치’의 첫 무대가 될 산지천 또한 비상품 파치와 비슷하지 않을까.
산업화 이후 역사 속으로 사라진, 상처 난 공간인 원도심이지만 여전히 물이 흐르는 곳, 시장, 새로운 세대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사람들의 진심과 마음이 오가고 있다.